서론
표고(Lentinula edodes, shiitake)는 죽은 참나무류에서 발생하는 백색부후균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 등 동북아 지역에서 주로 생산, 소비되고 있다[1]. 항암작용이 있는 렌티난 성분과 콜레스테롤 저하에 도움을 주는 에리타데닌 성분을 함유한 표고는 건강에 기여를 많이 하고있다[2]. 우리나라의 표고재배는 주로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등과 같은 참나무류(Quercus spp.) 원목 또는 톱밥을 이용하고 있다[3]. 톱밥재배는 톱밥배지를 이용한 상면재배법 및 봉형균상재배법을 이용하여 버섯 발생 및 수확을 하고 있다[4].
톱밥배지를 이용한 표고 재배에서 표고균사의 갈변은 매우 중요하다. 갈변된 배지의 표면은 인체의 피부와 같은 기능을 하며 배지 내부의 균사층을 외부의 스트레스 및 오염균, 수분손실로부터 보호한다. 이러한 배지갈변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빛이다[4]. 빛은 다양한 균류의 생식 발달 및 발생과정에서 이를 조절하거나 억제하는 역할을 하며, 빛이 생장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균류는 광조건을 만족하는 배양과정을 거쳐야 알맞은 생장을 할 수 있다. 발생과정에서 빛에 의한 자극이 필요한 버섯은 빛에 의해 노출된 부위에서 버섯이 발생되기도 한다[5]. 광조건 뿐만 아니라 공기의 순환 또한 버섯의 생산에 중요한 요소이다. 공기 또한 표고 균사의 갈변을 촉진시키는데, 균사배양이 잘 이루어진 톱밥배지는 배지 표면의 융기로 인하여 균사막과 배양봉지 사이에 공간을 형성하여 공기의 순환을 증진시키고 균사막의 갈변을 촉진시킨다[6].
팽이버섯, 큰느타리버섯 등 다른 식용버섯들과 달리 표고는 플라스틱 비닐을 재배에 이용하고 있어 플라스틱 비닐 및 여러 소모성 폐기물들을 많이 배출하는 재배방법이다. 이는 폐기물의 증가 및 환경오염을 야기시킨다. 이와는 달리 버섯의 병재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주로 폴리프 로필렌(polypropylene) 재질이며, 고압살균의 높은 온도(121℃)와 압력에도 견디기 때문에 재사용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산업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7].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플라스틱 비닐 대신 용기를 이용한 표고 톱밥재배 가능성을 알아보았으며, 배양기간 및 빛과 같은 요인들이 표고의 생산량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았다.
재료 및 방법
균주 및 종균 배양
실험에 사용된 표고 균주는 국립산림과학원 균주보존실에 4℃로 보존되어있는 표고 균주(NIFoS 2464, NIFoS 2778)를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 사용된 두 균주는 기존 플라스틱 비닐을 이용한 재배에서 많이 이용되는 균주들로써, NIFoS 2464는 기둥형 톱밥배지, NIFoS 2778은 사각형 톱밥배지를 이용한 재배에 이용되고 있다. 표고 균주는 PDA 평판 배지에 접종하여 25℃에서 배양한 뒤 종균 접종원으로 사용하였다. 종균용 톱밥배지는 참나무 톱밥 80%(상수리나무 50% : 신갈나무 50%), 밀기울 20%의 비율로 섞어 함수율 65%로 조절한 후 1 L 용량의 종균병에 650 g씩 넣어 고압증기멸균(100℃ 60분, 121℃ 90분)하였다. 평판배지에 배양된 표고 균주를 종균병에 접종한 후 22℃ 배양실에서 30일간 배양하여 접종 종균으로 사용하였다.
용기배지 제작 및 배양
분리형 플라스틱 용기[㈜동우, 700 mL 분리형용기]를 실험에 사용하였다. 참나무 톱밥 80%(상수리나무 50% : 신갈나무 50%), 밀기울 20%의 비율로 섞어 함수율 60%로 조절하여 용기에 400 g이내로 충진한 뒤, 고압증기멸균(100℃ 60분, 121℃ 90분) 하였다. 종균병에 배양된 종균 15−20 g을 각 용기배지에 접종하여 22℃의 배양실에서 배양하였다. 배양기간은 암배양 80일, 암배양 80일+ 명배양 40일, 암배양 100일+명배양 20일의 3가지로 설정하여 배양하였다. 명배양의 경우 약 300 Lux, 500 Lux의 두 조건에서 진행하였다(Table 1).
Table 1. Incubation period, light intensity and fan speed for Lentinula edodes cultivation in this study |
버섯의 생산성 검정
배양이 완료된 용기는 용기의 상면을 분리하여 1차 발생을 진행하였다. 발생실의 공기순환 조건은 공기순환장치의 팬(Ø 35cm×2) 속도에 따라 2가지 조건으로 진행하였다(Table 1). 배지 상면에 살수작업을 진행한 뒤, 용기를 뒤집어 주어 용기 하단부에 고여있는 수분을 제거하는 작업을 버섯 발이 이전까지 진행하였다. 발생기간 동안에는 발생실 내부온도 20℃, 습도 90%를 유지하였다. 1차 발생 후 2주간 휴양 기간을 주었으며, 휴양 후에는 1차 발생과 같은 방법으로 2차 발생을 진행하였다. 버섯 발생은 2차까지 진행하였으며, 각 차수에 수확된 표고의 무게 및 수량을 조사하였다. 조사가 끝난 버섯은 50℃ 건조기에서 72시간 동안 건조시켰다. 생물학적 효율(Biological efficiency, BE)은 배지제작에 사용된 재료들의 건중량 대비 버섯 생산량을 계산하여 백분율로 표기하였다[8].
통계분석
생산성 조사는 각 처리구 당 5반복으로 수행된 결과값을 이용하여 평균 및 표준편차를 구하였으며, 모든 항목에 대한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SPSS 프로그램(PASW Statistics 18; SPSS INC., Chicago, IL, USA)으로 분산분석 후 Scheffe'�s test에 의해 p<0.05 수준에서 사후분석 및 검증하였다.
결과 및 고찰
본 연구에 사용된 플라스틱 용기는 배지 제작 후 고압증기 멸균 및 배양, 발생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용기의 변성은 일어나지 않았다.
배양기간 및 명배양 시 광조건은 Table 1과 같이 진행하였으며, 조건1, 2(총 배양기간 80일)를 제외한 다른 조건에서는 총 배양기간 120일 중 명배양 기간을 20일, 40일 두 조건으로 진행하였다. NIFoS 2778 균주와 NIFoS 2464 균주 배지 중량감소율(Table 2)은 균주(F = 9.832, df = 1, p = 0.002) 및 총 배양기간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F=146.221, df = 2, p = 0.000), 120일간 배양한 실험조건들에서 명배양 기간의 차이가 배지 중량 감소에 유의미한 영향주지는 않았다. 반면에 명배양 시 빛의 세기를 다르게 한 경우, 빛의 세기가 300 Lux인 조건에서 배지 중량의 감소율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빛의 세기가 총 배양기간 동안의 중량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F = 4.709, df = 2, p = 0.011). 배지의 중량 감소율은 표고 균주가 영양생장을 하는 동안 톱밥배지를 분해하는 정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배양기간 중의 빛의 세기가 버섯 균주의 배지 분해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용기 상면으로 발이하여 자실체를 형성한 버섯들을 기준으로 수확하여 생산량을 측정하였고(Table 3), 생물학적 효율(BE)을 계산하였다(Table 4). 전체적인 버섯의 생산성은 조건 8(배양기간 120일, 광조건 300 Lux, 공기순환 팬 속도 30 rpm)을 제외하면 NIFoS 2464 균주의 생산성이 NIFoS 2778 균주보다 각 조건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NIFoS 2464 균주를 보았을 때, 조건 9(배양기간 120일, 광조건 500 Lux, 공기순환 팬 속도 30 rpm)에서 가장 높은 버섯 생산량(343 g, BE 70%)을 나타냈으며, 그 다음으로 같은 배양조건에 발생작업 시 팬 속도가 40 rpm으로 조절된 조건 10에서 높은 생산량을 나타내었다(341 g, BE 70%). 배양기간이 짧은 조건 2(배양기간 80일. 공기순환 팬 속도 40 rpm)에서 325 g(BE 66%)의 생산량을 나타내었고, 조건 1(배양기간 80일, 공기순환 팬 속도 30 rpm)에서는 313 g(BE 64%)의 생산량을 나타내었다. 조건 3(배양기간 120일, 광조건 300 Lux, 공기순환 팬 속도 30 rpm)에서 생산량이 가장 낮았다(187 g, BE 38%). 120일간 배양한 배지들을 비교해 보았을 때, 명배양을 20일간 진행한 용기에서 더 높은 버섯 생산량을 나타내었다. 80일간 암 배양만 진행한 후 발생작업을 진행한 배지의 버섯 생산량은 명배양을 40일간 진행한 배지들에 비해 약 40%정도 생산량이 높았으나, 명배양을 20일간 진행한 배지들보다는 약 8%정도 낮았다.
NIFoS 2778 균주는 조건8(배양기간 120일, 광조건 300 Lux, 공기순환 팬 속도 30 rpm)에서 가장 높은 생산량(390 g, BE 80%)을 나타냈으며, 생산량이 없었던 조건5을 제외하면 조건6(배양기간 120일, 명배양 500 Lux, 환기 팬 속도 40 rpm)에서 가장 낮은 생산량(27 g, BE 6%)을 나타내었다. NIFoS 2778 조건 10에서는 5개의 용기 중 1개의 용기에서 94 g의 버섯이 생산되었고 다른 용기에서는 버섯이 생산되지 않았다. 발생작업 시 공기순환 팬의 속도가 40 rpm인 조건에서 생산성이 대부분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건 10을 제외한 다른 모든 실험군에서 NIFoS 2464 균주의 버섯생산량이 NIFoS 2778 균주보다 높게 나타났다. NIFoS 2464 균주는 기둥형배지에 더 적합한 표고 균주이며, NIFoS 2778 균주는 사각배지에 더 적합한 표고 균주이다. 위 결과에 비추어 볼때, 본 연구에 사용된 병 형태의 플라스틱 용기를 이용한 재배방법에는 기둥형배지 재배를 위해 개발된 균주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한 것으로 확인하였다.
NIFoS 2464 균주의 생산량을 보았을 때, 배양기간을 80일만 가져갔음에도 120일의 배양기간을 가져간 실험군들과 생산량에서 뒤쳐지지 않았으며, 자실체의 형태 및 크기에서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Fig. 1). 이는 배양기간이 짧지만 발생과정 시 반복적으로 실시한 배지 상면 살수작업과 발생실에서의 빛 자극에 의하여 배지 상면의 갈변과 버섯의 발이가 원할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라고 사료된다. 이러한 용기 재배 방법은 기존의 다른 형태의 톱밥배지들과 같은 배지조성을 사용하더라도 배양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Noh 등[9]의 연구에서 사용된 표고는 1.3 kg의 기둥형 톱밥배지에 재배하여 여섯 번의 발생작업을 거쳐 310 g/bag의 생산량을 나타내었다. 본 연구에서 가장 생산량이 높은 실험군인 NIFoS 2778 균주의 조건 8번 실험군은 400 g의 톱밥배지를 이용하여 두 차수의 발생작업을 거쳐 97.5 g/용기의 생산량을 보여주었다. 용기재배의 경우 톱밥배지의 양이 위의 기둥형배지의 30.7%이며 기둥형배지는 발생작업을 더 많이 반복하였기때문에, 용기재배법을 적용하여 생산된 표고의 생산량이 다른 형태의 플라스틱비닐을 이용한 표고 재배보다 적은 생산량을 나타내지는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각 실험조건당 5반복으로 진행된 이번 실험에서 각 용기마다 균일한 버섯의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는 용기 내부의 측면 및 하면에서 발이되어 기형버섯으로 발달된 자실체가 원인이며, 이로 인한 통계적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Fig. 2).
배지의 1차 발생이 진행된 후 배지의 수축으로 인하여 용기에서 배지가 분리되는 현상이 발생되었다. 분리된 배지는 원통형 및 사각배지와 같이 발생작업이 가능하지만, 1차 휴양 후 2차 발생작업을 거친 뒤 생산되는 버섯은 크기가 매우 작았으며, 분리된 배지의 전면에서 자실체가 발생하였다(Fig. 1). 1차 발생 후 톱밥배지와 분리된 용기는 변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척 후 재사용이 가능하였다. 용기재배를 이용하면 플라스틱 용기의 재사용을 통해 배출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버섯의 용기재배의 경우 배지 재료의 조성에 따라서 병 내부의 공극량이 다르며, 배지 재료의 혼합 시 수분함량을 조절하게 되면 수분첨가량만큼 혼합된 배지의 공기가 빠져나간다. 이 후 배양기간 동안 버섯 균주의 배지재료 분해 및 버섯의 발생기간 동안 배지의 수분이 증발되면서 배지의 수축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균사생장 특성에 있어서 공중균사 또는 균덩이의 형성이 원활하고, 용기와 배지 사이의 공간에 피막 형성이 많은 균주를 사용한다면 배지 내부의 수분증발을 막고 배지의 수축을 억제할 수 있어서 용기에서의 버섯 생육 및 발생에 유리하다[7]. 팽윤 및 수축계수가 높은 재료가 많이 사용된 경우에는 용기 내부에 공극이 많아져서 발생기간 중 배지의 건조를 더욱 촉진시키며 버섯의 발생이 순조롭지 않게 되고, 생산량도 감소한다[10]. 빛은 비광합성 생물인 버섯의 생장과 생식에 중요한 환경적 신호로서 작용한다. 외부환경에 노출된 표고버섯 균사의 생장 및 갈변, 원기발생에 매우 중요하며, 표고 균사가 톱밥 조직을 충분히 분해하여 균사체 내에 에너지와 양분을 축적한 후에 배지 표면에 갈변층을 형성하고 그 아래에 표고 균사체가 활력을 유지한 채로 수분을 유지하여 버섯의 자실체 발생과 발달에 적합한 조건이 된다.
만약 갈변이 이루어지기 전에 버섯을 발생시키면 버섯의 발이가 적어진다. 갈변된 균사막은 원목재배에서의 수피와 유사한 역할을 하며, 적갈색으로 갈변된 배지는 해균에 대한 저항성이 높을 뿐 아니라 배지 내 수분 증발을 억제하여 버섯발생을 용이하게 해준다[11]. Kim 등[12]에 따르면 균사의 갈변에는 200 Lux 이상의 빛이 필요하고, 티로시나제 효소가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본 실험에서 사용된 용기는 크기가 크지 않고, 배지의 이동 및 작업 시 배지가 손상될 위험이 적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집약적인 표고 재배에서 작업을 용이하게 해줄 수 있으며, 배지의 운반 및 발생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는 재배 방법이라고 사료된다. 용기를 이용한 재배방법에서 표고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가장 큰 과제는 용기내부의 측면 및 하단부에서 발생되는 기형버섯의 감소 및 억제이다. 기형버섯들은 상품성이 없을 뿐 아니라 상면에서 발이될 수 있는 자실체의 양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는 상품성을 가진 버섯의 생산량을 감소시키며, 재배의 경제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용기 개발 및 재배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며, 이와 더불어 용기에서 재배 가능한 표고 품종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