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송이는 전 세계적으로 상용 가치가 매우 높은 중요한 버섯 중 하나이나, 아직까지 인공재배가 되지 않아 매우 값비싼 버섯으로 판매되고 있다. 일본의 송이 생산량은 1941년 12,000톤 이상으로[1]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하였으나, 그 이후 급격히 감소하여 2010년에는 140톤을, 2011~2014년에는 50톤에도 채 이르지 못하는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2].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985년 1,313톤의 송이가 생산되어 최대 생산량을 기록한 예도 있으나[3], 그 이후 역시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2011년에는 210톤, 2013~2015년에는 86~89톤 범위의 송이가 생산되어[4, 5] 비슷한 시기의 일본보다 송이 생산량이 다소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양국 모두 수요에 비해 송이 생산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급감하는 송이 생산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송이 생산량의 유지 및 송이 인공재배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기도 하였는데[6], 1983년 일본[1]과 2010년 한국에서 각각 독자적으로 송이 감염묘(matsutake-infected pine seedling)로부터 버섯 1개를 발생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7, 8].
현재까지 송이를 인공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가장 근접한 재배 방법은 ‘송이 감염묘’를 이용하는 것이다[6]. 이러한 송이 감염묘법은 송이균에 감염되지 않은 어린 소나무를 기존의 송이가 발생하는 소나무림 내 송이균환(fairy ring of matsutake) 선단에 식재하고, 식재했던 소나무에 송이균이 감염되면 그 소나무를 송이가 발생하지 않은 소나무림에 다시 옮겨 심는 것이다[9, 10]. 여기에 사용하는 소나무의 크기는 수고가 50~100 cm 내외인 것을 권장하고 있다[11].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송이 감염묘 이외에 송이 접종묘(matsutake-inoculated pine seedling)도 제작하여 야외에 식재하고 있다. ‘송이 접종묘’란 식물조직 배양병 내에서 무균적으로 발아시킨 소나무 실생묘에 송이균을 접종하여 송이균이 감염되도록 만든 소나무 묘목을 말한다[8, 12, 13]. 이 방법은 송이균이 접종된 묘목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필자의 경우 송이 접종묘를 야외에 식재한 결과 접종묘에서 송이균의 생존을 확인할 수 없었다.
따라서 야외 조건에서 송이균이 생존하는 송이 감염묘법의 개선을 통해 송이 접종묘에서도 송이균의 생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 일환으로 야외 조건에서 송이균이 생존할 수 있는 소나무의 크기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러한 연구에서 소나무의 최적 크기가 결정된다면, 송이 감염묘법의 개선뿐만 아니라 선행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송이 접종묘법이 성공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송이 감염묘 제작 시 크기를 달리하여 선별한 소나무 묘목으로부터 육성된 송이 감염묘를 송이가 발생하지 않은 소나무림에 이식하고,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 송이균이 생존한 송이 감염묘를 선별 조사함으로써 송이균이 생존할 수 있는 소나무의 최소 크기를 결정하고자 하였다. 이 논문에서는 그 결과를 제시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송이 감염묘 육성
송이 감염묘 육성은 강원도 홍천군 동면 노천리 국유림 93임반에서 수행하였다. 감염묘 육성에 사용된 소나무는 매우 어린 소나무들로, 종자를 파종하여 자란 실생묘를 이용하였다. 육안으로 관찰 시 소형, 중형, 대형의 크기라 생각되는 실생묘들을 선별하여 채취하고 뿌리의 흙을 털어내고, 근원경(root collar caliper)과 수고(height)를 각각 측정하였다.
송이 감염묘 육성을 위한 송이 균환 선단 내 소나무 식재 작업은 2013년, 2014년, 그리고 2015년에 각각 실시하였다. Fig. 1의 C와 같이 감염묘 육성용 소나무를 망분(크기: 9 × 12.5 cm, 12 × 9.5 cm)에 넣은 후, 땅의 표면을 긁어 송이 균환의 선단을 찾아 바로 그 앞에 구덩이를 파고 식재하였다(Fig. 1D). 2013년도(4월 30일~ 5월 2일)에 총 103본의 송이 감염묘를 식재하였다. 이때 사용된 소나무의 연령은 주로 2년생이었으며, 일부 6년생도 있었다(Fig. 1A, 1B). 2014년도(4월 9~11일)에 2 또는 3년생 소나무 총 104본을 식재하였다. 2015년도(5월 7~8일)에 2 또는 3년생 소나무를 총 100본 식재하였다.
식재한 어린 소나무가 잘 생장할 수 있도록 그 주변에 존재하는 수고가 큰 소나무들을 대상으로 가지치기 작업을 했으며, 하층 식생도 정리하였다. 또한 송이 감염묘 육성 과정 중 고라니와 같은 야생 동물이 겨울철 먹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감염묘의 잎을 갉아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해 늦가을에 감염묘 육성지의 소나무 묘목에 양파망을 씌우는 작업을 추가로 실시하였다.
송이 감염묘 이식
육성된 송이 감염묘(Fig. 1E)를 송이균이 없는 소나무림으로 이식하는 작업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수행하였다(Fig. 1F). 송이 감염묘 육성지에서 소나무 망분을 꺼낸 후, 망분의 표면적 당 송이균이 차지하고 있는 분포 비율을 파악하였다[10]. 그리고 송이균이 감염된 소나무들의 경우에는 근원경과 수고를 각각 측정하였다. 송이균을 가진 송이 감염묘만을 수집한 후, 송이균이 없는 소나무림으로 옮겨 구덩이를 파고 망분째 식재하였다(Fig. 1F). 송이 감염묘의 생존과 생장을 위해 가지치기 작업 등을 통해 소나무림에 빛이 충분히 들어올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어린 소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해마다 하층 식생 정리 작업을 하여 주변을 관리하였다. 한편 송이균이 없는 것으로 관찰된 소나무 묘목의 경우에는 93임반 내 새로운 송이 균환 선단부를 찾아 그곳에 이식함으로써 송이 감염묘를 재 육성하였다
송이 감염묘에서 송이균 확인
2013, 2014, 2015년도에 93임반에 각각 식재한 후 송이균이 없는 소나무림에 옮겨 심었던 송이 감염묘를 대상으로 송이균의 존재 유무 및 송이 감염률을 2017년 3월 일괄 조사하였다. 송이균은 송이만의 독특한 향을 갖고 있기에 감염묘를 이식한 곳에서 꺼낸 직후 송이 감염묘 화분 표면의 송이균과 송이향 냄새를 맡아 송이균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였다[10]. 송이균 감염률은 망분의 외표면에서 송이균이 존재하는 비율을 갖고 계산하였고, 균의 감염 여부가 의심스런 망분은 흙을 털어 송이균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송이균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 모든 소나무 묘목들은 원래 있던 자리에 재 식재하였다.
결과 및 고찰
송이 감염묘 육성
송이 감염묘 육성 시 가장 중요한 점은 송이산에서 송이균환의 활력이다. 송이 감염묘는 송이균이 생장하면서 송이균 앞에 미리 심어 놓은 소나무의 뿌리를 관통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소나무가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그늘을 발생시키는 주변 식생을 제거하는 것이다. 또한 소나무가 겨울을 나기에 야생 동물의 겨울철 먹이가 되어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
2013~2015년까지 송이 감염묘 육성을 위해 93 임반에 식재했던 소나무의 생존율은 29~35%로 나타났다(Table 1). 2000년대에서는 80% 이상의 소나무의 생존율을 보고한 것[10]과 매우 큰 차이가 있었고, 이는 최근에 식재한 소나무의 식재 방법과 소나무의 크기가 작아서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송이 감염묘 이식 및 송이균 확인
송이 감염묘 육성을 위해 2013년과 2014년도에 93 임반에 식재했던 소나무 묘목들 중 송이균 활착이 확인된 송이 감염묘 28본을 2015년 3월 송이 시험지로 이식하였다. 이 때 송이 감염묘의 송이 감염률은 평균 28%, 근원경은 5.5 mm, 수고는 27 cm 이었다. 또한 2013, 2014, 2015년도에 93 임반에 식재했던 묘목들 중 송이 감염묘로 육성된 14본을 취해 2016년 3월 23일 송이 시험지에 이식하였다(Table 2). 이 때 감염묘의 송이 감염률은 평균 31%, 근 원경은 4.8 mm, 수고는 21.5 cm 이었다. 봄에 식재한 송이 감염묘는 당해 9월에도 모두 생존해 있었다.
2017년 3월에는 송이 인공재배 시험지에 이식했던 송이 감염묘를 대상으로 외형적으로 관찰되는 송이균의 존재와 송이 향의 유무를 기준으로 송이균의 생존 유무를 확인하였다. 송이 감염묘의 경우에는 망분 외표면 또는 망분 밖으로 생장한 소나무 뿌리에서 백색의 송이 균사체가 관찰되거나(Fig. 2A, 2B), 망분 바닥에 송이균이 밀집되어 균사 매트(mycelial mat)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Fig. 2C).
송이 감염묘에서 송이균이 생존한 경우는 2015년도에 이식했던 14본(50%)과 2016년도에 이식했던 10본(71%) 이었다. 재배 시험지에서의 생육 기간이 전자는 2년, 후자는 1년이 경과한 것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송이균의 생존율이 급격히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와 달리 2년이 경과한 송이 감염묘도 비교적 높은 생존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Ka 등[10]이 봄에 이식한 송이 감염묘가 22%의 생존율을 나타낸 것에 비해 높은 수치이다.
육성된 송이 감염묘는 보통 수고가 50~100 cm 전후인 것을 선택하여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11]. 본 실험에서 사용한 송이 감염묘는 인공재배 시험지에 이식 당시 평균 수고가 25 cm (최소 12 cm ~최대 40 cm)로 Ka 등[10, 11]이 보고한 것보다 작아도 송이균이 생존할 수 있었다. 이는 향후 송이 감염묘를 만들 때 작은 소나무도 이용 가능하며, 송이 감염묘 육성이나 인공재배 시험지로의 운반도 용이하기 때문에 감염묘 생산 작업의 수월성이 높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현재까지 송이 감염묘에서 송이 버섯이 발생한 한 번의 성공이 있었으나, 송이 접종묘로부터 송이 버섯이 발생하였는다는 보고는 없다. 실내에서 배양한 송이 접종묘를 야외에 식재한 경우도 있었으나 송이균의 생존을 확인할 수 없었다(미 발표). 무엇보다 야외 조건에서 송이균이 생존 및 생장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야 하며, 그 중 소나무의 크기가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우리의 결과로부터 송이 접종묘의 송이균이 생존하려면, 소나무의 크기가 12 cm 이상이 되어야 할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송이균은 소나무에 양분을 의존하기 때문에 소나무의 크기가 송이균의 생존과 생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