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공생균인 내생균(endophytic fungi)은 식물의 뿌리, 잎, 줄기 등의 조직 내에 살고 있으나 명백한 병을 일으키 지 않는, 즉 기주 식물에 피해를 주지 않는 균류를 말한다 [1]. 내생균은 잠재적으로 병원균이 될 가능성은 있으나 식 물의 상태가 건강할 때에는 병원성을 극히 제한하고 식물 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2]. 이들은 기주 식물 내에서 존 재하며 다른 식물체로 전달될 수 있다[3]. 내생균은 식물 의 종자 발아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4], 기주 식물에 유해 하게 작용할 수 있는 병원체에 대한 저항성을 제공하기도 한다[5]. 내생균은 육상의 초본 및 목본식물, 그리고 수생 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물체 내에서 공생하며 기주 식물에게 유익한 도움을 제공하므로[6], 내생균의 연구에 는 다양한 기주 식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본 단보에서는 국내의 다양한 초본 및 목본식물의 잎과 뿌리에서 내생균을 분리하던 중 발견된 5종의 국내 미기록 균류에 대해 보고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분리된 균주는 잣나무(Pinus koraiensis), 눈 측백(Thuja koraiensis) 등 2종의 침엽 및 난초과(Orchidaceae) 식물의 한 종인 자란(Bletilla striata)의 뿌리에서 분 리되었으며, 대상 식물체를 채취하여 실험실에서 각각 다음 과 같은 처리 과정을 거쳤다. 침엽의 경우 30% H2O2로 표면 살균하여 potato dextrose agar (PDA)에 치상한 뒤 25oC에 서 7일간 배양하면서 치상된 침엽에서 균사가 뻗어 나오는 순서대로 계대 배양하여 순수한 균주를 확보하였다. 자란 뿌리의 경우 Richardson 등[7]의 방법을 이용하여 균을 분 리하였다. 뿌리를 증류수로 세척한 후 70% EtOH와 3% NaClO 용액을 차례로 처리하고, 항생제인 streptomycin과 chloramphenicol 용액을 처리하여 표면을 살균하였다. 이후 멸균된 거름종이로 물기를 제거한 후 약 5 mm 길이로 잘 라, 4개 조각을 water agar 배지에 치상하였고, 25oC 암소에 서 배양한 후 균사가 뻗어나오면 PDA 배지로 계대하였다.
순수 분리된 균주는 형태학적 특징을 관찰하였으며, 이후 슬라이드 배양법을 통해 균사와 분생포자를 관찰하기 위하 여 샘플 처리 후 25oC에서 7일간 배양하였고, lactophenol aniline blue 용액으로 시료를 염색하여 광학현미경(AXIO Imager A1; Carl Zeiss, Oberkochen, Germany) 하에서 관 찰하였다. 또한 분자생물학적 동정을 위하여 DNeasy Plant mini kit (Qiagen, Germantown, MD, USA)을 사용하여 균 주의 DNA를 추출하였으며, 이를 주형으로 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을 수행하였다. Primer ITS1F와 ITS4 를 이용하여 internal transcribed spacer (ITS) 영역[8]을, primer LR0R과 LR16을 이용하여 ribosomal DNA의 large subunit (LSU) 영역[9]을, 그리고 primer Bt2a과 Bt2b를 이 용하여 β-tublin 영역을 증폭하였다[10]. 또한 Fusarium속 의 경우 ITS영역과 β-tublin 영역과 translation elongation factor (EF1) primer를 이용하여[11] 추가적인 PCR을 수행 하였다. PCR 조건 중 annealing 온도는 ITS 영역은 50oC, LSU 영역은 44oC, β-tublin 영역은 58oC, EF1 영역은 55oC 로 설정하여 수행하였으며, PCR 산물은 1.5% agarose gel 에서 22분간 전기 영동을 수행하고 band가 선명하게 표시 되는 sample을 선택하여 DNA 염기서열 분석을 의뢰하였 다(SolGent, Daejeon, Korea). 분석된 염기서열은 NCBI 상 에서 BLAST를 이용하여 유사도를 확인한 후 각 종들 간의 계통관계 분석을 위해 MEGA6 program을 이용하여 계통 수를 완성하였다[12]. 연구 결과, 총 5종의 미기록 내생균 균주가 분리되었다(Table 1).
Colletotrichum simmondsii R. G. Shivas & Y. P. Tan, Fungal Diversity 39: 119 (2010)
충북 음성군의 수정산 잣나무(Pinus koraiensis)의 침엽에 서 분리하였다. Malt extract agar (MEA) 배지에서 7일간 배양된 균총의 직경은 41~42 mm 정도이고, PDA 배지에 서 7일간 배양된 균총의 직경은 39~41 mm 정도이다. 불규 칙하게 집락을 형성한 균사체가 배지 전체에 펼쳐져 있으 며, 균사의 생장속도가 빠르다. 집락의 색은 우윳빛이며 뒷 면은 조금 더 진한 크림색 혹은 연어살 색을 띠고 있다. 고 도는 배지에 납작하게 밀착되어 있고, 가장자리의 형태는 전체적으로 원형을 띠고 있다(Fig. 1A~1D). Colletotrichum 속의 균주들은 풍부한 분생자과(conidiomata)에서 반원통 형의 분생자(conidium)를 형성하는데[13], 본 연구에서도 C. simmondsii의 분생자가 관찰되었다. 분생자는 반원통형 혹은 장타원형으로, 크기는 3.0~3.7 × 0.7~1.3 μm 정도이 다(Fig. 1U). 본 균주의 ITS 1, 2 지역과 β-tublin 지역의 염 기서열을 분석하고 NCBI에서 BLAST하여 분리한 균주와 의 상동성을 확인한 결과 ITS 지역은 C. simmondsii JN 12125와 99%의 유사도를 확인하였으며, β-tublin 지역의 분석 결과 C. simmondsii GU183305와 97%의 유사도를 확 인하였다. Colletotrichum속의 균류는 초본과 목본식물을 가리지 않고 식물의 잎에서 흔히 발견되는 내생균이며[14], 난초과 식물의 잎에서 발견되기도 한다[15]. Colletotrichum 속에 속하는 종들은 식물의 잎에 탄저병을 일으키는 병원 체가 되기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6].
Fig. 1
Colonies of strain 15B028 (Colletotrichum simmondsii) grown on PDA (A, B) and MEA (C, D), conidia (U); Colonies of strain 15P053 (Ochroconis globalis) grown on PDA (E, F) and MEA (G, H); Colonies of strain 15P063 (Fusarium sterilihyphosum) grown on PDA (I, J) and MEA (K, L), conidia (V); Colonies of strain 13E073 (Diatrypella pulvinata) grown on PDA (M, N) and MEA (O, P); Colonies of strain 13E156 (Sphaeria chrysosperma) grown on PDA (Q, R) and MEA (S, T), conidia (W). PDA, potato dextrose agar; MEA, malt extract

Ochroconis globalis Samerpitak, Duarte, Attili-Angelis & de Hoog, Mycological Progress 14 (2/6): 3 (2015)
전남 진도에서 채집한 자란(Bletilla striata)의 뿌리에서 분리하였으며, MEA 배지에서 7일간 배양한 균총은 직경이 15~17 mm이고, PDA 배지에서 7일간 배양한 균총은 직경 이 17~18 mm이다. 균총의 색은 중심부에서 카키색을 띠고 가장자리는 올리브색을 띠었으며, 집락의 고도는 중심부에 서 볼록 융기된 형태이며 가장자리의 형태는 둥근 형태이 다(Fig. 1E~1H). 염기서열 분석은 ITS 1, 2 지역에서 O. globalis KF961085와 99%의 유사도를 확인하였고, LSU 지 역에서 O. globalis KF961096과 99%의 유사도를 확인하였 다. 본 균주가 속하는 Ochroconis속 균주들의 경우 주로 수 서 변온 동물에 기회 감염(opportunistic infection)의 항원 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17], 식물에서는 생강 과(Zingiberaceae) 식물에 내생균으로써 공생한다는 보고 가 존재한다[18].
Fusarium sterilihyphosum Britz, Marasas & M. J. Wingf., Mycologia 94(4): 726 (2002)
전남 진도에서 채집한 자란 뿌리에서 분리하였으며, MEA 배지에서 7일간 배양한 균총은 직경 45~47 mm이고, PDA 배지에서 7일간 배양한 균총은 직경 40~43 mm이다. PDA 에서 자란 균총은 중심부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짙은 자주 빛을 띠었으며, 변연부는 흰색의 균사체가 공중으로 뻗어 자란다(Fig. 1I~1L). Fusarium속 균주는 분생자루로부터 대분생자(macroconidium)와 소분생자(microconidium)를 형 성하는데[19], 본 연구에서는 소분생자가 관찰되었다(Fig. 1V). 소분생자는 무격막으로, 모양은 도란형 또는 타원형이 며, 크기는 9.0~9.5 × 12.5~13.5 μm 정도이다. ITS 1, 2 지 역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F. Sterilihyphosum KF576628 과 99% 유사도를 보였으며, β-tublin 서열 분석 결과F. Sterilihyphosum DQ445785와 97% 유사도를 확인하였다.
또한 EF1 서열 분석 결과 F. Sterilihyphosum KF422729와 98%의 유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Fig. 5). Fusarium속 균 주는 제비난속(Platanthera)인 P. Praeclara [20]과 자란(Bletilla) 속의 B. ochracea 등에서 분리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며 [21], Fusarium 속의 대부분의 균류는 난초과의 착생란에서 내생균으로 공생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22]. 다만, 콩과 식 물에 속하는 농경 작물들에서는 뿌리 썩음병이 일어난 부위에서 본 균주가 분리되었다는 기록들이 존재한다[23].
Diatrypella pulvinata Nitschke, Pyrenomycetes Germanici 1: 72 (1867)
경기도 가평 화악산에 자생하는 눈측백(Thuja koraiensis) 의 침엽에서 분리한 균주이다. MEA 배지에서 7일간 배양 된 균총은 직경 54~60 mm 정도이고 PDA에서 7일간 배양 된 균총은 직경 32~45 mm정도이다. 배양된 균 집락은 우 윳빛을 띠며 뒷면은 크림색을 띠고 있다. 집락의 고도는 볼 록하게 융기된 convex형이다(Fig. 1M~1P). 염기서열 분석은 ITS 1, 2 지역에서 D. pulvinata FR715523와 99%의 유사도 를 확인하였으며, LSU 지역에서 D. pulvinata FR715523과 99%의 유사도를 확인하였다. Diatrypella속에 속하는 종의 균류들은 가지과(Solanaceae) [24], 참나무과(Fagaceae) [25] 등의 식물에서 내생균으로 공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phaeria chrysosperma Pers., Neues Magazin für die Botanik 1: 82 (1794)
강원도 속초시 설악산에 자생하는 눈측백의 침엽에서 분 리한 균주이다. MEA 배지에서 7일간 배양된 균총의 직경 은 60~68 mm 정도이고 PDA 배지에서 7일간 배양된 균총 의 직경은 55~68 mm정도이다. 배양된 균 집락의 윗면은 옅은 갈색을 띠고 뒷면은 진한 갈색이다. 집락의 고도는 볼 록하게 융기된 형태이며 가장자리는 물결모양이다(Fig. 1Q~1T ). 무격막(aseptate)의 유리질로 된 소시지 모양의 분생 자를 형성하며, 분생자의 크기는 4.1~4.7 × 1.6~2.3 μm 정 도이다(Fig. 1W). 염기서열은 ITS 1, 2 지역 분석 결과 KJ 739458과 99%의 유사도를 확인하였고, LSU 지역의 분석 결과 KF765689와 98%의 유사도를 확인하였다. Sphaeria속 의 균류는 벼과(Gramineae) 식물에 내생균으로써 공생한 다는 보고가 있으며[26], 우루과이에서는 유칼립투스(Eucalyptus globulus)에서 본 종의 균류가 내생균으로써 분리 되었다는 기록이 존재한다[27].
내생균의 식물에 대한 전파에서 수평적인 전달보다 수직 적인 전달이 우세한다는 연구 결과로 미루어 볼 때[28], 내 생균은 특정 기주 식물에 대한 선호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이후의 국내의 내생균 연구에서는 다양 한 기주 식물에서 내생균을 분리하여 다양성을 확인하고 순수 분리된 내생균의 균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적 요
본 연구에서는 잣나무, 눈측백의 침엽과 자란의 뿌리에서 식물에 공생하는 내생균을 분리하여 동정하였다. 이를 위 해 specific primer인 ITS1F와 ITS4를 이용하여 internal transcribed spacer (ITS) rDNA영역과 primer LR0R과 LR 16을 이용하여 large subunit rDNA 영역을, primer Bt2a과 Bt2b를 이용하여 β-tublin 영역을, 그리고 EF-1 primer를 이용하여 translation elongation factor 지역의 염기서열을 동시에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Colletotrichum simmondsii, Fusarium sterilihyphosum, Diatrypella pulvinata, Ochroconis globalis, Sphaeria chrysosperma 등 국내 미기록 균주 5종을 분리하여 형태적, 분자생물학적 동정 결과를 서술하 였다.